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8.
《유즈키네 사 형제 2》
후지사와 시즈키 글·그림/박소현 옮김, 학산문화사, 2020.11.25.
언제나 느긋이 하루를 짓고 나누자고 생각하기에, 이 길을 차근차근 나아간다. 아직 덜 느긋하다면 제대로 느긋하도록 거드는 일이 생긴다. 오늘 일찍 길을 나서서 인천까지 가려고 했는데, 작은아이한테 살림집 즐거이 돌보며 놀라고 이르고 시골버스를 타러 나가는데, 그만 코앞에서 그냥 가 버린다. 딱 10초 틈인데. 짐을 내려놓고 작은아이랑 멍하니 마당에 앉다가 서다가 걷다가 얘기하다가 집일을 하다가 1시간 뒤에 옆마을로 걸어가서 버스를 탄다. 이윽고 순천을 거쳐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내려 인천으로 전철을 갈아탄다. 10초가 늦어 1시간을 작은아이랑 놀았고, 인천까지 2시간 늦게 닿는다. 책집마실은 빠듯했지만 하루는 넉넉하다. 《유즈키네 사 형제 2》을 어제 읽었는데, 두 어버이가 그만 일찍 돌아가셔서 머스마 넷이 덩그러니 남은 집안에서 네 사람은 저마다 다른 눈빛과 손길로 보금자리를 돌보는 줄거리가 흐른다. 어린이하고 함께 읽어도 좋을 그림꽃책이라고 느낀다. 어둡거나 무겁지 않되 나부대거나 방정맞지 않다. 참하면서 착하게 이야기를 여민다. 무엇보다 스스로 새길을 찾고 생각하며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서로 마음을 모아 하나씩 풀고, 안 서두르고 느긋하면서 즐거이 나아간다. 사랑을 얹은 삶길이면 넉넉하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