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5.


《오늘은 무슨 장난을 칠까?》

 도이 카야 글·그림/고광미 옮김, 아이세움, 2005.10.20.



오늘도 비. 어제 살짝 갠 듯하더니 새삼스레 아침부터 비. 이러다 살짝 쉬는 비. 오호라, 좋아, 살짝 쉬어 주는구나. 길바닥이 마르네. 그렇다면 우체국에 다녀와 볼까. 오늘은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 우체국에 다녀오기로 한다. 며칠 뒤 여러 고장으로 바깥마실을 다녀올 터라, 저잣마실을 보려고 생각한다. 언제나처럼 등짐을 짊어지고서 걷는다. 나는 앞으로도 다리와 자전거와 시골버스로 저잣마실을 하리라 생각한다. 나처럼 부릉이(자동차)를 거느리지 않고서 곁님하고 아이들 밥살림을 저잣마실로 장만해서 짊어지고 사는 이웃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처럼 오늘날에도 손빨래를 신나게 하는 살림꾼이 있는지 모르겠다. 둘레를 볼 생각은 없다. 오늘 내가 선 곳을 보고, 곁님하고 아이들이 홀가분하게 놀고 살림노래를 부르는 길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오늘은 무슨 장난을 칠까?》를 새삼스레 되읽는다. 사랑스럽고 애틋한 그림책이라서 다시 보고 또 본다. 새로 나오는 그림책도 안 나쁘다고 여기지만, 이렇게 수수하게 아이들이 놀고 웃고 노래하면서 숲에서 푸르게 우거지는 길을 밝히는 그림책은 좀처럼 안 나오는구나 싶다. 그림솜씨는 떨어져도 된다. 붓을 쥐기 앞서 아이들하고 맨발과 맨손과 맨몸으로 풀밭과 숲에서 실컷 뛰놀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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