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3.


《고요히》

 토미 드 파올라 글·그림/이순영 옮김, 북극곰, 2021.5.10.



‘비’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거나 가르치는 어른이 없다고 여겼다. 예전에는 그랬다. 곁님하고 아이들하고 삶을 새롭게 배우는 길을 걸으며 여러 길잡이를 만나던 어느 날 ‘비’를 둘러싼 수수께끼 가운데 몇 가지를 들었고, 그 뒤로는 스스로 ‘비’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비를 알려준 길잡이가 스스로 했듯 우리도 누구나 스스로 비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더라. 오늘 나는 이 함박비를 온몸으로 맞다가 문득 빗소리(빗물이 마음으로 들려주는 소리)를 듣고는 두 손을 모아 빗물을 한가득 받아서 벌컥벌컥 마셨다. 아, 빗물맛이 이렇다니! 거의 처음 같아! 빗물은 다시 속삭인다. “동무야, 예전에 다 알고 누리던 맛이야. 오늘 이곳에서 그 몸을 입고 살다가 잊은 맛일 뿐이지.” 저녁에 아이들하고 우리 책숲에 가서 빗물이 샌 곳을 따라서 밀걸레질을 하고 돌아서는데 커다란 두꺼비가 발등을 타고 지나간다. 이런 개구쟁이 두꺼비를 봤나! 일부러 내 발등을 어기적어기적 타고서 지나가다니. 그림책 《고요히》를 반가이 맞이하고 읽었다. 옮김말은 아쉽다만, 고요히 마음을 기울여 숲소리를 듣고 들소리를 들으며 하늘소리를 받아들이는 숨결을 담아낸 그림님 붓끝이 사랑스럽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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