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국어사전)
나는 말꽃이다 34 ㄱㄴㄷ/ㅎㅍㅌ
배움터를 오래 다닌 분이라면 ‘차례대로·역순’ 같은 말을 압니다. ‘ㄱㄴㄷ’하고 ‘ㅎㅍㅌ’란 무엇일까요? ‘ㄱㄴㄷ ← 차례대로’요, ‘ㅎㅍㅌ ← 역순’입니다. 우리말로는 이렇습니다. 때로는 ‘가나다’랑 ‘하파타’라 합니다. 앞닿소리를 따라 낱말책을 엮는 길이 하나요, 뒷닿소리를 따라 낱말책을 엮는 길이 둘입니다. 이처럼 두 갈래로 낱말책을 엮으면 ‘말을 바라보는 눈길’을 새롭게 가꿀 만합니다. 여기에 ‘집-·-집’을 넣는 낱말을 줄줄이 모으는 낱말책을 엮을 만해요. ‘ㄱㄴㄷ’도 ‘ㅎㅍㅌ’도 아닌 앞가지(접두사)하고 뒷가지(접미사)를 바탕으로, 이러한 말씨를 앞뒤에 붙인 낱말을 죽 갈무리하는 셈이지요. 앞가지·뒷가지를 바탕으로 낱말책을 엮으면, 쓰임새나 결을 살펴 말을 어떻게 지어서 쓰는가 하는 실마리를 배울 만해요. ‘ㄱㄴㄷ·ㅎㅍㅌ’는 찾아보기 쉬운 길일 뿐, 말을 더 깊거나 넓게 보는 길은 아닙니다. 비슷한말을 묶는다든지, 느낌말을 묶는다든지, 쓰임새를 놓고 묶는다든지, 여러 갈래 낱말책을 엮을 만해요. 옷하고 얽힌 낱말만, 집하고 얽힌 낱말만, 빛꽃(사진)하고 얽힌 낱말만 모을 수도 있습니다. 갈래낱말책(전문책)은 우리가 저마다 짓는 삶길을 한결 북돋우려는 손길입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