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정원 - 2022 화이트레이븐스 선정 글로연 그림책 22
나현정 지음 / 글로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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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7.4.

그림책시렁 725


《너의 정원》

 나현정

 글로연

 2021.6.24.



  먼 옛날부터 누구나 두 발을 땅에 디디고 살았습니다. 벼슬아치·임금·우두머리가 생기면서 이들은 어쩐지 발을 땅에 안 디뎠습니다. 서울은 더 뚱뚱하고 큰고장은 자꾸자꾸 부풀기만 하는 요즈음은 벼슬아치·임금·우두머리가 아니어도 발을 땅에 안 디디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맨발로 디딜 풀밭이 없다고도 하지만, 막상 맨발로 디딜 풀밭·빈터·마당이 있는 곳을 보금자리로 여기지 않거나 멀리하는구나 싶어요. 《너의 정원》은 네(이웃)가 마주하는 꽃뜰을 들려줍니다. 네가 만나는 꽃밭은 내가 가꾼다고 할 텐데, 나 혼자 돌보지 못해요. 늘 해바람비가 함께 보살핍니다. 벌나비에 풀벌레가 찾아들어 나란히 보듬어요. 사람 손길로만 아름다운 꽃마당은 없습니다. 해바람비 가운데 하나만 없어도, 벌나비랑 풀벌레 가운데 하나만 없어도, 모든 풀꽃나무는 시들거나 사라집니다. 예부터 사람이며 고양이는 언제나 맨발로 풀밭을 디디고 맨손으로 풀꽃을 어루만졌어요. 우리가 선 뜨락에서 둘이 문득 만납니다. 내가 보금자리로 여기는 곳에 네가 찾아오고, 네가 삶터로 누리는 곳에 내가 찾아갑니다. 울타리를 좁히기보다는 울타리를 허물고 맨몸으로 놀아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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