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7.3.
오늘말. 내리
스스로 즐기는 길이라면 끊임없이 갑니다. 스스로 즐기지 않는다면 얼핏 꾸준히 가는 듯해도 이내 지치거나 나가떨어지는구나 싶어요. 뿌리를 내린 풀꽃나무가 줄기를 기운차게 올리는 마음을 헤아려요. 즐겁게 피어나서 반가이 비바람해를 머금으려는 풀꽃나무 숨결이 아니라면 줄줄이 쓰러지기 마련입니다. 한결같이 나아가고 싶다면 노상 푸른들넋이면서 내내 파란하늘빛이어야지 싶어요. 마음이 흐트러진다면 쉬잖고 가던 길을 멈추기로 해요. 어지러운 눈빛으로는 내도록 나아가지 못합니다. 까맣게 타들어간 마음을 다독여요. 매캐하게 들러붙은 티끌은 떨어내요. 뒤숭숭한 발걸음은 그치고, 새록새록 돋아나는 풀잎처럼 싱그러이 눈을 밝혀요. 죽은 눈빛으로는 죽은말이 불거지고, 싱그러운 눈망울로는 삶말이 자라요. 옛말을 곁에 놓고서 새말을 다스리지요. 지난말을 길잡이 삼아 오늘말을 줄줄이 지어요. 밤낮으로 흐르는 바람은 온누리를 시원스레 어루만집니다. 아침에 다시 뜨는 해는 푸른별을 따뜻하게 돌봅니다. 마음이 수렁이라면 발걸음도 수렁이고, 마음이 덤불에 갇히면 손길도 덤불에 갇혀요. 이제 묵은말은 걷어내고 고이 꽃말을 품기로 합니다.
ㅅㄴㄹ
끊임없이·꾸준히·잇다·이어가다·내내·내리·내처·내도록·이내·언제나·늘·노상·새록새록·줄곧·쉬잖다·줄기차다·줄줄이·한결같이·밤낮·낮밤·끝없다·가없다·고스란히·고이·그대로·또·또다시·다시·거듭·거푸·자꾸 ← 면면(綿綿), 면면히
흐리다·흐리터분하다·흐트러지다·어지럽다·어수선하다·엉망·더럽다·다랍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매캐하다·티·티끌·수렁·덤불·범벅·뒤범벅·뒤숭숭·뒹굴다·나뒹굴다·뒤죽박죽·검다·까맣다·새카맣다·캄캄하다·마구·막·마구잡이·함부로 ← 혼탁
죽은말·숨진말·묵은말·옛말·옛날말·지난말 ← 사어(死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