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이금옥 지음, 박민의 그림 / 보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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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6.28.

그림책시렁 709


《청개구리》

 이금옥 글

 박민희 그림

 보리

 2007.3.30.



  우리 집 어린씨하고 풀개구리를 함께 처음으로 보던 무렵을 떠올립니다. “이게 뭐야?” “얘는 풀개구리야.” “풀개구리? 풀개구리가 뭐야?” “풀을 좋아하고 사랑해서 풀에서 살면서 몸빛이 푸른 개구리이지.” “오오. 만져 봐도 돼?” “아버지한테 말고 풀개구리한테 물어보렴.” “풀개구리야, 널 만져도 되니?” 풀개구리나 참개구리는 사람하고 몸결이 달라 섣불리 만지면 안 된다지요. 마땅한 노릇입니다. 그런데 개구리뿐 아니라 모든 풀꽃나무도 매한가지입니다. 우리가 먼저 마음으로 사랑스레 속삭이는 말이 없는 채 풀꽃나무를 만지면 풀꽃나무는 하나같이 깜짝 놀랍니다. 우리가 가만히 보다가 살며시 말을 걸면 개구리도 풀꽃나무도 문득 넋빛을 뜨고는 “반가워. 고마워. 사랑해.” 석 마디를 속삭여요. 《청개구리》는 우리 겨레 오랜 이야기를 푸르게 담아냅니다. 이처럼 곱고 사랑스레 담아낸 그림책이 있었기에 일본이란 나라에서 살아낸 한겨레는 눈물 곁에 웃음을 놓으면서 새롭게 기운을 차렸으리라 생각합니다. 한자도 우두머리나 벼슬아치도 없던 지난날, 이 땅에서 흙을 만지며 살던 옛 한겨레는 풀을 노래하는 작은 개구리하고 동무했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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