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 없는 외출
휘리 지음 / 오후의소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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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6.28.

그림책시렁 721


《허락 없는 외출》

 휘리

 오후의소묘

 2020.11.25.



  어릴 적에 늘 그림을 그렸습니다. 흙바닥에 나뭇가지로 돌멩이로 그림을 그렸고, 배움터에서 길잡이(교사)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나홀로나라’로 빠져들어 글적이(공책) 귀퉁이에 그림을 한창 그렸어요. ‘나홀로나라’에 빠진 제 곁에 길잡이가 서서 내려다보는 줄도 못 느꼈지요. 길잡이가 출석부나 배움책(교과서)으로 제 머리를 내리치고 나서야 화들짝 놀라 그림놀이를 멈췄습니다. 열일곱 살로 접어든 뒤로는 글씨를 그렸습니다. 오늘은 아이 곁에서 그림도 글씨도 나란히 그립니다. 이러다가 생각하지요. ‘글·그림’은 말밑이 같아요. 글도 그리고 그림도 그리지요. 눈으로 보도록 나타낸 모습이 그림이요, 눈으로 보도록 나타낸 소리가 글이에요. 《허락 없는 외출》을 펴다가 빈터하고 풀밭이 떠오릅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마을에 빈터나 풀밭이 흔했고, 이곳은 어린이 쉼터이자 놀이터였어요. 오늘날 서울이며 시골에는 빈터도 풀밭도 없다시피 합니다. 모두 부릉이(자동차)가 차지하고, 풀죽임물(농약)로 범벅입니다. 푸른물결이 일렁이는 그림책 곁에 “부릉이 없는 마을과 나라”를 모든 어린이한테 베푸는 어른들 손길이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여러모로 살짝 아쉬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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