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21.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임후남 글, 생각을담는집, 2021.6.9.



“이런 날은 골짜기에서 수박을 먹으면 시원하겠네요.” 작은아이가 어제 문득 이렇게 말했다. 좋아. 그러면 집에서 수박을 챙겨서 골짝마실을 하면 되지. 너는 수박을 챙기렴. 아버지는 오늘 일거리를 얼른 매듭지을게. 작은아이는 부엌에서 부지런히 수박을 썰어서 통에 담는다. 나는 바지런히 여러 일거리를 추스른다. 한낮 뜨거울 적에 자전거를 탄다. 골짜기랑 수박은 가장 뜨거울 적에 가장 시원하니까. 자전거로 멧길을 오르면 땀바다가 되지만 이윽고 골짜기에 닿는 줄 알기에 발판질은 더 씩씩하다. 물소리를 누리고, 물빛에 어리는 숲빛을 즐긴다. 사람이란 우리뿐인 두멧숲에서 하루를 돌아본다. 미리 챙긴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를 읽는다. 글님이 앞서 선보인 책을 떠올리니, 새로 여민 글자락에는 시골빛이 한결 어린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흙을 밟고 풀을 쓰다듬는 시골사람이었다면, 오늘날에는 누구나 부릉이(자동차)에 몸을 싣고 잿빛집(아파트)에 스스로 깃드는 서울사람이다. 똑똑한 사람은 진작에 서울로 다 갔다지만, 수수하며 푸른넋인 사람은 오래오래 시골을 고즈넉히 품으면서 푸르게 노래하지 싶다. 우리는 늘 나아간다. 파랗게 물드는 하늘처럼, 푸르게 넘실거리는 들녘처럼, 모든 사람들 마음에는 꽃이 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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