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18.


《비블 양재점 1》

 와다 타카시 글·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6.30.



여수에서 책숲으로 손님이 찾아온다. 우리 책숲은 이름 그대로 도서관인데 으레 “이 책 파나요?” 하고들 묻는다. 우리 책숲은 책을 바깥으로도 안 빌려준다. 빌려가는 분치고 돌려주는 일이 드물더라. 어떤 이는 전화를 안 받고, 아예 전화번호를 바꾸기까지 한다. 빌려가서 안 돌려주는 이는 “그깟 책”이 아니라 “값진 책”인 줄 알 테지. 값진 책이라면 마땅히 깨끗이 보고 돌려주면서 ‘빌림삯’을 치를 줄 알아야 책을 볼 만한 마음밭이리라. 갓 나온 책만 책이 아닐 뿐더러, 널리 읽히거나 많이 팔리는 책만 책이 아니다. 이야기가 흐르면 모두 책이다. 이야기가 없다면 죽은 종이꾸러미라고 느낀다. 《비블 양재점 1》를 조금 읽다가 아이들한테 건넨다. 아이들이 먼저 보아도 좋고, 두걸음도 석걸음도 매한가지이다. 그야말로 모처럼 열 살 언저리 어린이부터 누구나 어깨동무하며 읽을 만한 그림꽃책(만화책)을 만났다. 이야기도 줄거리도 얼거리도 그림결도 알차다. 《왕자와 드레스메이커》는 이 그림꽃책에 못 대겠구나 싶다. 《왕자와 드레스메이커》가 나쁘지는 않으나 틀에 갇혔고 딱딱한 어른 눈길에서 머문다. 《비블 양재점》은 그림꽃스럽게 어린이 눈빛으로 삶을 읽고 삶터를 가꾸고 사랑을 손수 짓는 슬기가 반짝거린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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