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17.
《세계의 암호는 물》
안도 이코리 글·그림/최미정 옮김, 미우, 2012.11.15.
책날개에 “츠루타 켄지를 감동시킨 물 소재의 이색 단편집”이라 적힌 《세계의 암호는 물》을 읽었다. 척 보아도, 다 읽어도, ‘츠루타 켄지’를 따라한 티가 물씬 흐르는데, 이이뿐 아니라 여러 그림꽃님(만화가)를 따라했다. 알고 보면 츠루타 켄지라는 분도 여러 그림꽃님한테서 배운 붓결을 드러냈다. 그러려니 싶으면서도 굳이 다른 그림꽃님 붓결을 따라가야 할까 아리송하다. 너는 너고 나는 나일 뿐인데. 스승은 스승이고 배움이는 배움이일뿐인데. 곰곰이 보면 글책이나 그림책도 스승이나 어른을 따라하는 이가 꽤 있다. 글멋이나 그림멋을 키운다면서 한창 잘나가는 글결이나 그림결을 자꾸 흉내내거나 베끼거나 옮기려 한다. 글이든 그림이든 그림꽃이든, 오늘 팔릴 길이 아니라 아이한테 물려주고 아이는 다시 새롭게 먼먼 아이한테 물려주는 길을 생각하면 좋겠다. 그러면 스스로 거듭나고 깨어나고 피어나리라. 다시 찌푸린 하늘이다. 저녁에 서울에서 책집 할머님이 전화했다. 1970년부터 서울 독립문에서 책살림을 편 〈골목책방〉 할배가 넉 달 앞서 흙으로 가셨단다. 울음이 섞인 이야기를 듣는다. 1994년부터 그곳을 드나들던 걸음새가 하나둘 떠오른다. 모쪼록 포근히 쉬실 수 있으면 좋겠다. 그동안 참으로 애쓰셨습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