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22. 초등학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 집안이 고흥으로 깃들던 2011년에 읍내 어린배움터는 즈믄(1000)이 넘는 어린이가 바글거렸고, 면소재지 어린배움터나 푸름배움터도 꽤 북적거렸습니다. 예전에는 훨씬 북적거렸다지요. 2000년을 넘어설 즈음 닫은 배움터조차 1970년대까지 칸마다 온(100)을 아우르는 아이가 왁자지껄했다더군요.


  이제 고흥군 도화면 어린배움터는 학년에 열 아이 언저리입니다. 나날이 부쩍 줄어듭니다. 이곳 도화면 도화초등학교 어린이하고 노래짓기(동시짓기) 이야기를 펴기로 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닌, 어린이 마음에 스스로 새길 노래가 되기를 바라면서 모든 어린이하고 이레마다 하루씩 석걸음으로 이야기를 폅니다. 이제 두걸음을 지나가는데, 아이들 입에서 고흥말이 흘러나오지 않습니다. 고흥말을 쓰는 길잡님부터 드물거든요.


  시골에는 덧모임(방과후수업)이 더러 있습니다만, 이마저 읍내에 쏠릴 뿐, 면소재지 어린이는 조용히 하루를 보낸다고 느낍니다. 읍내 어린이는 온갖 배움판(학원)이 넘쳐요. 그러나 읍내와 달리 면소재지인 터라 배움판 아닌 들판하고 바다판하고 숲판이 있습니다. 누리놀이나 손전화를 내려놓는다면, 동무하고 뜻을 모아 멧골을 오르내리거나 바다를 다녀온다면, 어버이 들일을 거든다면, 이 시골 아이들 마음에 새롭게 피어나는 들꽃내음이 눈부시리라 봅니다.


  고흥교육청이나 전남교육청이 꾀하는 길을 보면 하나같이 큰고장이나 서울로 내보내는 틀로 가닥을 잡습니다. 시골에서 나고자란 아이들이 시골순이·시골돌이로 듬직하게 빛나는 길은 하나도 안 헤아려요. 지난 열한 해 동안 고흥살이를 하며 누리고 지은 숲빛을 몇 가닥 모아서 도화초등학교 어린이한테 들려줍니다. 저는 이 어린이들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 어린이들 마음자리에 씨앗 한 톨이 숲빛으로 살짝 깃들도록 다리를 놓습니다.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이 되는 길보다는, 어린이가 푸름이로 피어나는 길을 바라봅니다. 이 아이들이 일거리(직업)를 찾는 길보다는, 꿈을 푸르게 노래하면서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길을 생각합니다. “글(동시)은 안 써도 좋단다. 글이란 생각에서 태어나고, 생각이란 오늘 누리는 하루에서 태어나니, 오늘 이곳(고흥이란 시골)에서 누리는 모든 이야기를 스스로 새롭고 즐거이 바라보는 눈길이면 돼.”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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