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빛 2021.6.22.

놀이하는 어린이 5 즐겁게 고졸



  나는 ‘고졸’이고, 곁님은 ‘중졸’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무학’이다. 바깥(사회)에서 보면 이렇다. 나는 열린배움터(대학교)에 들어갔으나 그만두었다. 곁님은 푸른배움터(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곁님 아버지 등쌀(입시지옥 압박)에 씩씩하게 그만두었다. 나도 곁님도 배움터를 그만두기로 하면서 마침종이(졸업장)를 거머쥐지 못하는 판이 되자, 나나 곁님이 아닌 “우리 어버이”하고 “곁님 어버이”가 큰일이 나더라. 마침종이 없이 삶을 누리고 살림을 짓고 사랑을 속삭이면서 살아갈 마음을 두 어버이는 끝내 못 읽고 아직도 못 읽는다. 두 사람은 1990년대 한복판에 배움터를 떠났는데, 두 어버이는 이 대목을 여태 아쉽게 여긴다.


 우리 집 두 아이는 스스로 어린배움터(초등학교)에 발을 안 디뎠다. 딱 하루만 디뎠다. 두 아이 스스로 찾아가 보고서 “난 안 다닐래. 집에서 스스로 배울래.” 하고 가름했다.


  둘레에서는 ‘고졸·중졸·무학’으로 어떻게 일자리를 얻거나 돈을 버느냐고 걱정투성이. 나는 말한다. “돈부터 벌어야 하나요? 살림을 지을 줄 알고, 사랑을 나눌 줄 안 다음에야 돈을 벌어야 하지 않나요? 오늘날 다들 살림짓기와 사랑나눔을 모르는 채 돈부터 벌기에 이토록 나라가 어둡지 않나요?”


  어린이도 푸름이도 어른도 즐거울 노릇이다. 즐겁게 씨앗을 심고, 밭일을 하고, 설거지·빨래를 하고, 삶을 노래하면 된다. 즐거이 하루를 지어야 사랑이 싹튼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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