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20.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진중권 글, 천년의상상, 2020.11.11.



나라를 놓고 목소리를 내는 글바치(지식인)가 거의 안 보인다. 예전에 글바치였던 이들이 하나같이 벼슬자리에 서거나 감투를 얻거나 힘꾼(권력자)으로 스며든 탓일까? 또는 돈을 잘 버는 곳으로 스리슬쩍 들어갔기 때문일까?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는 “문재인 민주당 권력”이 어느 대목에서 어떻게 잘못하면서 이 나라가 뒷걸음을 치게 하는가 하고 하나하나 따진다. 그런데 이 책은 이름부터 아리송하다. ‘진보’가 무너졌다고 할 수는 없다. ‘진보인 척 장사꾼’이 판치면서 참길(진보)을 조용히 가는 사람들 목소리가 아주 파묻혔다고 해야 올바르지 싶다. 이 나라는 아직도 대학교수쯤 되어야 새뜸(언론)에 글을 내거나 말을 할 수 있고, 서울 한복판 이야기가 아니면 귀여겨듣지 않는다. 글바치 가운데 서울을 떠나거나 부산·광주 같은 큰고장마저 떠나면서 시골에 깃드는 이는 몇 손가락에 머문다. 잿빛집(아파트)하고 부릉이(자가용)를 멀리하는 글바치는 몇 손가락으로도 꼽을 수 없다시피 하다. ‘돈·이름·힘’이라는 단물에 넋나간 글바치가 너울거린다. 다만, 이 책을 쓴 글님도 “그래서 어떡해야 아름나라로 갈까?” 하는 생각으로 뻗지 못하고 “서울 아닌 시골을 보는 눈, 정치 아닌 숲을 읽는 빛”은 하나도 없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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