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14.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4》

 마유츠키 준/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7.8.31.



작은아이한테 “오늘은 어떤 밥을 하겠니?” 하고 물으니 “면에서도 김을 팔아요? 그럼 어제 면에 다녀올 적에 김을 사면 좋았을 텐데요.” 하고 말한다. 그렇구나. 김이야 면소재지뿐 아니라 읍내에서도 장만할 만하지. 읍내 우체국에 가기로 한다. 시골버스에서 노래꽃을 쓴다. 어릴 적부터 버스는 글터이자 책터이다. 열일곱 살까지는 배움터에 걸어다녔으나, 열여덟 살에 집을 옮겼기에 이때부터 버스로 오갔다.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를 타고서,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걷는 동안 늘 책을 폈다. 비오는 날에도 한 손에는 슈룹(우산), 다른 손에는 책을 쥐었다. 비오는 날은 버스에 서서 책을 읽다가 미끄러지기 좋지만, 그렇다고 놓고 싶지 않더라.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4》을 읽는다. 아홉걸음을 먼저 읽고서 첫걸음을 읽어 나가는데, 두 사람 사이에서 엇갈리는 마음은 서로 멍울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 하나에, 서로 스스로 못났다고 여기는 생각 둘. 겉이 아닌 속을 본다면 언제나 사랑일 텐데. 속을 바라보면서 몸을 다스리면 안팎으로 빛날 텐데. 사랑은 비가 갠 뒤에도 피어나지만, 비가 올 적이며 비가 오려고 구름이 몰려들 적에도 새삼스레 피어난다. 마음에 사랑씨를 심으니 무럭무럭 자라나서 사랑꽃이 피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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