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11.


《부족해 씨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

 쥘리앵 비요도 글·그림/손시진, 키즈엠, 2016.11.11.



함박비가 그친 하늘은 깨끗하다. 비가 내리고 나서 하늘이 새파랗게 피어나는 줄은 어느 고장에 살 적이든 느꼈으나, 시골에서는 논물에 비친 하늘이며 냇물에 비치는 하늘을 만나기 좋다. 바다로 마실을 가면 바다에 비치는 하늘을 품는다. 저녁 여섯 시 마감을 앞두고 자전거를 바삐 달려 우체국으로 갔다. 이튿날 부쳐도 나쁘지 않으나 이튿날은 어떤 일이 있을는지 모르니 바지런히 오늘 끝내려 한다. 면소재지로 갈 적에는 길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며 천천히 구름하고 하늘하고 들을 본다. 논에 내려앉는 새를 바라보고, 올챙이가 헤엄치면서 일렁이는 물자국을 느낀다. 《부족해 씨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어린이보다 어른한테 이바지하는 그림책이지 싶다. 요새는 ‘어른 그림책’이 참 자주 나온다. 어린이더러 “너희가 누릴 그림책은 많잖니? 우리(어른)가 누릴 그림책이 있어야 한다구” 하고 드러내는 셈이라고 느낀다. 따로 ‘어른 그림책’이 있어도 안 나쁘지만,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면서 누리는 그림책’이면 한결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면서 즐거우리라 본다. 바보스럽거나 매몰찬 어른 터전을 그리는 ‘어른 그림책’보다는 바보스럽거나 매몰찬 어른 터전을 사랑으로 녹이고 기쁨으로 다독이는 ‘누구나 그림책’이 아름답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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