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손놀림


손싸개(장갑)를 거의 안 하고 살기에 나무를 만지다가 이따금 가시가 톡 박혀서 움찔합니다. 이때에는 손톱깎이로 살살 빼내는데, 나무를 다루는 일머리가 서툴어 곧잘 가시가 박히네 싶어요. 솜씨가 무디면 더 느긋이 할 노릇인데, 엉성한 손놀림으로 얼른 마치려 하면 이내 가시가 톡 스며듭니다. 박힌 가시를 빼려고 곁님이나 아이들한테 손발을 맡기면서 생각하지요. ‘무슨 일이 있기에 서둘렀을까? 무슨 큰일이나 벼락이 있기에 빨리 마치려 했을까?’ 자전거 발판을 빨리 구르면 더 빨리 가겠지요. 자전거 발판을 천천히 구르면 천천히 몰면서 바람을 쐴 테지요. 빨리 다녀오려 하면 빨리 지칩니다. 천천히 움직이려 하면 기운을 알맞게 가눌 만해요. 몸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때는 엇비슷해요. 다룸새를 참말로 다스려야 한다는 뜻이요, 살림을 언제나 느긋이 건사하면서 혼자 버겁지 않게 갈 길이라는 뜻입니다. 끌거나 늘어뜨릴 까닭은 없되, 차근차근 갈고닦으면서 실마리를 찾으면 될 삶입니다. 대단한 수수께끼라도 풀려고 서두를 일은 없어요. 아이한테 도움말을 들려주고, 아이한테서 도움말을 듣습니다. 같이 손을 잡고 나아가면 어려울 일이 없습니다.


ㅅㄴㄹ


길·곬·도움말·실마리·일머리·솜씨·재주·손놀림·발놀림·익히다·다룸새·갈고닦다·다스리다·다루다·부리다·수수께끼·풀잇길·살림·삶 ← 비결, 비방(秘方), 노하우


큰일·큰일판·큰일나다·빨간불·고비·고빗사위·버겁다·벅차다·어렵다·힘겹다·힘들다·일이 터지다·일이 생기다·무슨 일이 있다·벼락·날벼락·불벼락 ← 비상(非常), 비상사태, 비상시국, 이상(異常), 이상상태, 이상사태, 긴급사태, 긴급상황


끌다·몰다·달리다·다루다·부리다·움직이다·하다 ← 운전(運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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