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4.


《문장부호》

 난주 글·그림, 고래뱃속, 2016.11.21.



오늘은 다시 햇볕이다. 새파랗게 씻은 하늘이 곱다. 나는 이 파란하늘을 보려고 시골에서 살까. 아니다. 큰고장에서 살 적에도 늘 하늘바라기였다. 그야말로 가난살림일 적에는 땅밑집에서 지냈으나, 푼푼이 밑돈을 모아 해가 잘 드는 곳으로 옮겼다. 하늘바라기집(옥탑집)이 후끈하다지만, 해하고 바람은 더없이 좋다. 하늘을 바라보기에 이불을 넉넉히 말리고 가슴을 활짝 펼 만했다. 물결치는 구름을 본다. 고개를 꺾느라 아프면 마당에 눕는다. 가만히 하늘을 보면 바다를 보는 듯하다. 《문장부호》를 아이들이 뜻밖에 시큰둥하게 읽는다. 어쩌면 아이들로서는 ‘마땅한 이야기인걸’ 하는 생각일는지 모른다. 그래, 풀꽃나무하고 들숲을 들려주는 이야기에까지 굳이 글무늬(문장부호)를 넣어야 하지 않겠지. 그림이며 얼거리는 좋으나 글무늬 말고 숨은그림이나 수수께끼를 넣는다면, 또 닿소리를 하나씩 넣어서 엮는, 이를테면 ‘ㅅㅇㄴㄹㅎ’ 같은 닿소리를 넣고서 이 닿소리는 어떤 이야기일까 하고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끌면 좋겠지. 나라면 “숲을 노래해”나 “숲이 노래해”처럼 풀 텐데, 앎(지식)을 다루는 결보다는 살림과 사랑을 다루는 결로 생각을 꽃피우면 더없이 좋겠다고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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