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3.


《숲속책방 천일야화》

 백창화 글, 남해의봄날, 2021.5.20.



비가 하늘을 씻는다. 올들어 비가 잦지만 잇달아 오지는 않는다. 무척 고맙다. 지난해에는 비가 그치잖고 오기 일쑤였다면, 올해에는 사람을 너그러이 헤아리는 구름결이로구나 싶다. 이 빗길에 ‘책숲 꽃종이’를 받는다. 어느덧 〈책숲〉을 여섯걸음째 낸다. 내 몸은 빨리달리기하고 안 맞지만 오래달리기하고 맞는다. 내 몸은 ‘빨리·세게·크게’하고 안 맞는다. ‘느긋이·오래·꾸준히’하고 맞는다. 다달이 한 자락씩 ‘책숲 꽃종이’를 엮어서 온(100)걸음을 지나고 두온(200)걸음에 이르면 얼마나 재미날까. 《숲속책방 천일야화》를 야금야금 읽는다. 한꺼번에 읽어치울 생각이 없다. 어느 날 어느 만큼 읽고서 덮고, 다시 어느 날 어느 만큼 읽고서 덮는다. 자전거로 서울부터 부산이나 광주 쪽으로 달릴라치면 으레 괴산하고 보은을 거쳤다. 두 고장은 수수하면서 깊은 시골빛이랑 숲빛이 아름답다. 굳이 빨리 가야 하지 않으니, 아름고을을 거치면 즐겁다. 이 아름고을에서 마을책집을 차곡차곡 여미는 손길을 읽는다. 마을책집은 ‘더 알려진·더 잘난·더 값진’ 책보다는 ‘즐겁고·사랑스럽고·아름답’되 숲을 푸르게 노래하는 책을 건사하면 두고두고 살림빛을 나눌 만하지 싶다. 숲을 읽고 담으면 누구나 숲이 된다. 우리는 숲이니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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