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2.


《엄마, 난 도망갈 거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클레먼트 허드 그림/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08.7.15.



햇볕이 누그러들 무렵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를 탄다. “오늘 바다를 다녀오기는 좀 늦고, 골짜기를 다녀올까?” “골짜기? 시원하겠네.” 자전거로 골짜기이든 바다이든 가려면 땀을 흠뻑 쏟는다. 이러고서 골짜기나 바다에 깃들면 한달음에 땀이 사라질 뿐 아니라 몸에 새기운이 찌르르 오른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는 나들이를 으레 걸어다녔다. 이모저모 짊어지고서 한나절쯤 가볍게 걸었지. 걷는 동안 수다를 하고, 걷는 길에 들이며 숲이며 하늘을 바라본다. 요새는 아이를 이끌고 걸어서 나들이하는 어버이를 아예 못 보다시피 한다. 다들 부릉이(자동차)를 몬다. 부릉이를 몰아서 나쁘지 않되, 정작 엄청난 살림꽃이며 마을꽃을 통째로 잃지 않을까? 걷는 몸을 잃거나 잊으면서 삶을 튼튼하게 짓던 숨결도 잃거나 잊지 않을까? 《엄마, 난 도망갈 거야》는 어버이사랑으로만 읽을 수 없다. 아이가 얼마나 개구지게 잘 뛰어노는가. 어버이는 얼마나 그윽하게 이 아이를 지켜보는가. 더구나 어버이는 아이하고 잘 놀고, 잘 뛰고 달린다. 어버이도 어릴 적에 개구쟁이로 놀았을 테니까. 책이름은 “난 도망갈 거야”이지만, “난 뛰어놀래”가 어울리지 싶다. 어버이는 “응, 맘껏 놀아. 네가 놀고 나서 어버이 품에서 잠들거나 쉬렴” 하고 말할 테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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