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6.8.

오늘말. 후덜덜


여름을 앞둔 한봄부터 하나둘 터져나오는 개구리 노랫소리가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개구리가 있지 않다고, 모든 개구리가 저마다 멋있게 노래잔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벽을 여는 멧새 노랫소리가 빼어나다고 여기지 않아요. 꼭두나 으뜸으로 꼽을 멧새란 따로 없이 온갖 멧새가 다들 멋지게 하루를 열면서 아름다이 노래판을 펴는구나 싶어요. 잰 손놀림이 아니더라도 밥을 짓고 살림을 건사합니다. 훌륭한 몸놀림이 아니어도 옷을 짓고 삶을 가다듬습니다. 잡도리를 해도 좋고, 밑일을 추슬러도 좋으며, 바탕부터 챙기면서 차근차근 오늘을 차리는 눈빛이라면 누구나 꽃등이라고 느낍니다. 이따금 꽤 먼길을 두 다리로 다녀오는데, 이런 날은 저녁에 다리가 후덜거립니다. 후들후들한 다리를 토닥이면서 느긋이 드러누워 눈을 감으면 마실길에 본 여러 모습이 가만히 흐릅니다. 길가에 고개를 내민 들꽃을 살펴보던 일이 떠오르고, 여름잎이 짙푸른 나무줄기를 쓰다듬던 일이 생각납니다. 하루를 갈무리하노라면 손도 다리도 기운이 새로 솟아요. 밤을 지나 새벽이 찾아들면 “자, 새날에는 어떤 새길을 걸을까?” 하는 마음이 부풉니다.


ㅅㄴㄹ


잘하다·뛰어나다·빼어나다·멋있다·멋지다·으뜸·꼭두·첫째·꽃등·좋다·훌륭하다·끝내주다·빠르다·재빠르다·잽싸다·재다·날렵하다 ← 백단(百端)


갖추다·가누다·건사하다·마련하다·장만하다·걸다·내걸다·길·잡도리·놓다·두다·보다·살펴두다·살펴보다·알아두다·밑일·바탕일·차리다·차려놓다·챙기다·하다·나서다·갈무리·갈망·가다듬다·다듬다·추스르다·보듬다 ← 채비, 차비(差備), 준비


떨다·떨리다·손떨림·다리떨림·손을 떨다·다리를 떨다·후덜덜·후들후들·후달리다·후덜거리다·후덜대다·후덜하다·후들거리다·후들대다·후들하다 ← 금단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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