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배움빛

숲집놀이터 256. 석 마디



열한 살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를 타고 녹동나루로 찾아가서 다리를 쉴 곳을 찾아서 앉는데, 녹동나루는 놀러오는 서울내기가 많은 구경터인 터라 시끌시끌하다. 사람이 많으면 갖은 소리가 귀로 스치기 마련이지만, 시끌시끌한 구경터에서는 새된 소리가 거슬릴 만큼 성가시더라.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젊은 어버이 입에서 “하지 마! 뛰지 마! 가지 마!” 이 석 마디가 끊이잖고 튀어나온다. 이쪽 어버이도 저쪽 어버이도 매한가지이다. 아이들은 뭘 해야 할까? 어른이 시키는 대로만? 아이는 어디서 뛰어야 하나? 아이가 뛰놀 빈터는 어디에 있는가? 아이는 어디로 가야 하나? 어버이가 그려 놓은 길로만 가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몸을 아끼고 마음을 돌보면서 무럭무럭 자라날 아이가 나무도 타고 물에도 들어가고 풀잎도 쓰다듬고 하늘바라기도 하다가 벌러덩 드러누워 바람을 마실 널널한 빈터가 온나라 어디에도 있어야지 싶다. 모든 어버이는 마당 있는 집을 누려야 하고, 모든 아이는 마당이며 골목이며 뒤꼍이며 숲이며 마음껏 누빌 수 있어야지 싶다. 내가 아이들한테 들려주고 싶은 석 마디는 “해봐. 뛰어. 다녀와.” 2021.6.6.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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