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28.


《주무르고 늘리고》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유문조 옮김, 스콜라, 2018.8.16.



작은아이 심부름으로 주전부리를 사러 읍내에 나간다. 아이들이 어버이 심부름을 하기도 하지만, 어버이도 아이들 심부름을 한다. 둘은 서로 믿고 맡기면서 삶을 짓는다. 어버이로서는 손이 달려 아이한테 맡기고, 아이로서는 힘이 달려 어버이한테 맡긴다. 저마다 해낼 만한 길을 헤아려 차근차근 가꾸고 돌보고 보듬는다. 작은아이 심부름은 조그맣기에 읍내에 나와 볼일을 일찍 마친다. 시골버스로 돌아가기까지 제법 남는다. 무엇을 하면 즐거울까. 노래꽃(동시)을 쓰자. 900살 느티나무 곁에 앉는다. 글꾸러미를 편다. 오늘은 ‘심부름’으로 글이름을 적고서 척척 쓴다. 심부름이란 무엇이요 어떤 보람이자 뜻이 영그는가를 갈무리한다. 《주무르고 늘리고》를 읽으면서 재미있었다. 반죽이란 재미있다. 이 재미난 반죽을 어른만 할 수 없지. 이리하여 어른들은 아이한테 으레 반죽을 맡긴다. 우리 어머니도 그러했고, 나도 그렇다. 주무르면서 손수 빚는다. 늘리고 토닥이면서 손빛하고 손길을 담는다. 손수 지을 적에 더욱 맛나거나 값지거나 빛날밖에 없지. 바로 우리 기운을 듬뿍 담았으니. 잘생기거나 못생기지 않는다. 그저 우리 숨결을 고이 담아서 우리 몸이며 마음을 북돋운다. 손으로 쓰고, 손으로 누리고, 손으로 나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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