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21.


《새내기왕 세종》

 권오준 글·김효찬 그림, 책담, 2021.5.15.



부산에 보내기로 한 책을 여태 잊은 줄을 잊다. 지난 부평·서울 마실길에는 바깥에 있느라 못 보냈다면, 고흥에 돌아온 다음에는 몸을 쉬다가 잊어서 못 보냈다. 어제 낮에 누리수다를 함께한 인천 샘물님한테 띄울 노래꽃판을 열아홉 자락 옮겨쓰다가 떠올랐다. 낮 한 시부터 바지런히 옮겨쓰니 낮 네 시가 훌쩍 넘어 끝났고, 부랴부랴 꾸러미에 담아서 우체국으로 달린다. 《새내기왕 세종》을 읽다가 쉬다가 한다. ‘요즘 말씨’로 오백 해 앞선 때를 돌아보는 글이니 어쩐지 안 맞는구나 싶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요즘 눈길’로 오백 해 앞선 때를 읽으려는 글이니 어긋나 보이는구나 싶다. 자취(역사)를 글로 쓰는 어른은 으레 다른 글(책)을 들춰보고서 쓰는데, 하나같이 임금이나 글꾼 둘레에서 머문다. 예나 이제나 ‘수수한 사람(시민·서민·백성·민중)’이 살림하는 이야기를 글로 거의 안 담거나 남기니, 새글을 쓰더라도 옛글에 얽매이고, 임금·글꾼 언저리에서 떠돈다. 옛이야기를 떠올리면 좋겠다. 옛이야기는 임금·글꾼이 아닌 살림꾼·흙꾼·숲꾼·바다꾼 이야기를 다룬다. ‘새내기 흙살림꾼(농부) 바우’라든지 ‘새내기 나무꾼 마루’ 이야기를 쓸 어질며 참한 오늘날 글꾼은 없을까? 다른 책에서 따오지 않는 글은 없을까?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