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16.
《개굴 상점 1》
카니탄 글·그림/김서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5.30.
하루 내내 쏟아지는 늦봄비를 보면서 생각한다. 이 봄날에 마치 장마인 듯 아닌 듯 비가 잦을 뿐 아니라, 올 적마다 쏟아지는데, 이런 날씨를 우리 스스로 얼마나 읽으려나? 춤추는 날씨를 탓하는 말(기상이변·기후변동)이 흘러넘치지만, 춤추는 날씨가 무엇을 뜻하는가를 읽으려는 마음은 거의 없지 싶다. 다들 바쁘다. 다들 싸운다. 다들 힘들다. 다들 마음 둘 데가 없다. 우리 스스로 어느 한켠에 홀릴 적에 날씨가 바뀐다. 우리 스스로 참다이 살아가거나 사랑하지 않을 때마다 날씨가 뒤틀린다. 《개굴 상점 1》를 읽었다. 딱히 밑줄을 그을 만한 데를 찾기 힘들었지만, 굳이 사랑맺기란 얼거리로 엮는구나 싶지만, 부드러이 읽고서 덮을 만했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말고 같은 줄거리를 덜어낸다면 한결 재미있었으리라 본다. 그저 삶이기에. 그저 노래이기에. 우리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개구리는 몇 살인지 어림하기 어려울 만큼 오래오래 산다. 곁에 물가나 못이 있으면서 푸나무로 우거진 곳이라면 스무 해뿐 아니라 서른 해나 마흔 해도 살아갈 만하지 싶다. 사람도 매한가지이니, 우리 터전을 숲으로 가꾸면서 ‘바쁨·싸움·힘듦’을 걷어낸다면 이백 살이건 오백 살이건 느긋하게 하루를 누리면서 아름답게 노래할 만하지 싶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