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14.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

 다라 매커널티 글/김인경 옮김, 뜨인돌, 2021.3.25.



고흥으로 돌아오는 날. 시골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풀이 돋고 꽃잎이 벌어지고 잎이 자라고 흙빛이 새롭고 개구리가 크고 새끼 새가 노래하고 제비 날갯짓이 높고 해가 길고 별이 수북하다. 서울에서는 이 모두를 볼 길이 없다. 언제나 넘치는 사람물결에 그득한 찻길. 글붓집(문구점)을 찾으려고 미아세거리에서 한참 헤맸다. 버스나루에서 버스길을 알아보다가 도무지 알아보지 못한다. 이수역에서 나들목을 못 찾아 자꾸자꾸 돌았다. 길알림판은 누가 알아보도록 세울까? 고흥에서도 고흥사람 아니고서는 알아볼 길 없는 알림판이 수두룩한데, 서울에서는 서울사람만 알아볼 알림판이 가득하다. 하긴. 이런 엉터리 알림판과 길그림 탓에 예전에 서울에서 살 적에 굳이 ‘헌책집 길그림’을 손으로 그려서 둘레에 나누었지.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를 챙겨서 서울마실길에 다 읽는데 자꾸 한숨이 나온다. 틀박이 배움터(제도권학교)하고 안 맞고 숲하고 마음으로 만나는 아이가 쓴 글(일기)을 이토록 ‘대학교수나 인문학자쯤 되는 어른 말씨’로, 더구나 일본 한자말을 잔뜩 섞어서 옮기면 어쩌나. ‘인문책을 안 읽은 어린이 말씨’로 어떻게 옮겨야 할는지 모르겠다면 어린이한테 물어보면서 옮기면 좋겠다. ‘어린이가 낱말책(사전)’이다. ㅅㄴㄹ


#DiaryofaYoungNaturalist #DaraMcAnul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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