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5.16.

숨은책 526


《朝鮮野史全集 卷二》

 윤백남 엮음

 계유출판사

 1934.7.25.



  나라 목소리를 갈무리한 자취라 ‘정사(正史)’요, 나라 목소리가 아닌 자취를 갈무리해서 ‘야사(野史)’라고 합니다. 나라에서 하기에 옳다(正)고 내세우면서 ‘나라자취’란 이름으로 들사람(野) 목소리를 뒷전으로 두곤 합니다. 틀을 지키자니 사람들 눈길이나 마음을 가두려 하지요. 《朝鮮野史全集 卷二》는 나라밥을 먹는 쪽에서 다루지 않은 이야기를 갈무리합니다. 뒷이야기나 숨은얘기라 할 만합니다. 그러나 들노래나 들이야기까지는 아니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정사·야사’ 모두 임금과 벼슬아치를 둘러싼 이야기에서 그치거든요. 나라자취조차 ‘이 나라가 다스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들여다보지 않고 갈무리하지 않습니다. 나라자취가 못미더워서 뒷이야기를 남기는 쪽에서도 ‘나라를 이룬 수수한 사람들이 수수하게 짓고 돌보며 누리는 하루’를 살펴보지 않고 갈무리하지 않아요. 1934년에 나온 ‘야사’뿐 아니라 그 앞뒤에 나오는 숱한 ‘야사’도 한문투성이였습니다. 이 땅에서 아이를 낳아 돌보고 흙을 일구어 살림하고 옷·밥·집을 손수 건사하는 하루를 ‘우리말 아닌 한문’으로 얼마나 그려낼 만할까요? 들사람이 들살림을 지으며 들아이한테 들노래를 물려주고 들꽃을 돌보는 들빛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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