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5.15.

오늘말. 싹


오늘 하려고 생각한 일을 그다음으로 넘깁니다. 모레에는 마칠는지 모르겠으나 힘들거나 고단할 적에는 폭 쉽니다. 언뜻 보면 미루는 모습이지만, 앞으로도 즐겁게 하고 싶기에 숨을 돌린다고 여겨요. 오늘 마쳐도 좋으나 다음에 마쳐도 좋아요. 조마조마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으면서 일그림을 짜요. 차근차근 새그림을 여미고, 우리 몸이며 마음을 헤아려 앞그림을 엮습니다. 빗물이 잎망울을 적습니다. 햇볕이 꽃망울을 쓰다듬습니다. 앞꿈으로 우리 눈망울을 반짝입니다. 오래도록 꾸준히 하던 일이기에 기꺼이 내려놓습니다. 한우물을 파도 아름답고, 한우물을 물려주어도 아름답습니다. 뒷사람이 새롭게 지을 뒷길을 지켜봐요. 모두 우리 손으로 해내야 하지는 않습니다. 이 너머에는 나중에 태어나서 자랄 어린이가 펼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숨은빛이 있어요. 이듬해에 터질 망울이 있고, 요다음에 필 봉오리가 있어요. 새싹이 돋아요. 새빛이 퍼져요. 새날이 와요. 곧 오기도 하지만, 곧바로 안 오기도 해요. 빛살을 기다리면서 꿈나무를 돌봅니다. 모르는 사이에 발밑에서 바야흐로 싹이 돋았을는지 몰라요. 즈믄걸음도 한 걸음부터, 즈믄글도 한 줄부터입니다.


ㅅㄴㄹ


그다음·그담·모레·앞·앞날·이제·올적·다음·다음삶·다음살이·요다음·이다음·길그림·길짜임·꿈그림·꿈길·밝은그림·새그림·일그림·푸른그림·푸른길·앞길·앞그림·앞꿈·앞걸음·앞눈·앞빛·앞일·꽃망울·꽃봉오리·망울·봉오리·숨은빛·잎망울·꿈·꿈꾸다·빛·빛살·빛꽃·빛싹·싹·꿈나무·꿈별·꿈빛·꿈아이·나중·너머·뒷길·뒷삶·눈밑·눈앞·발밑·코앞·머잖아·머지않아·바야흐로·곧·곧바로·곧이어·멀다·새·새롭다·새날·새빛·새싹 ← 미래(未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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