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6.


《언니와 동생》

 샬롯 졸로토 글·사카이 고마코 그림/황유진 옮김, 북뱅크, 2020.2.15.



누가 돌림앓이에 걸렸건 잘 쉬고서 말끔히 나으면 된다. 걸린 사람을 탓할 일이 없고, 왜 걸렸느냐고 따질 까닭이 없다. 그러나 고흥 벼슬꾼이 드나든 노닥술집(유흥주점)은 짚어 볼 노릇이다. 이른아침부터 저녁까지 끝도 없이 마을알림을 해대는데 참으로 시끄럽다. 조용히 사는 시골사람한테 노닥슬집이나 노래집에 가지 말라고 마을알림을 한들, 어느 시골 할매 할배가 노닥술집에 가겠나? 그런 알림말은 군청이며 면사무소 벼슬꾼한테 할 노릇 아닐까. 마치 시골사람이 잘못했으니 꾸중을 들으라는 듯이 마을알림이 시끄럽다. 《언니와 동생》을 읽으면 두 아이가 서로 자라는 길이 포근하게 흐른다. 언니와 동생이 서로 아끼고 돌보면서 자라듯, 어버이하고 아이도 서로 아끼고 돌보면서 자란다. 아이 못지않게 어른이 자랄 노릇이다. 아이는 자라는데 어른이 안 자란다면 이 삶터는 망가진다. 아이가 무럭무럭 크는 마음만큼, 어른도 언제나 마음을 새롭게 키울 노릇이다. 보임틀(텔레비전)을 끄고, 새뜸(신문)은 치우고, 책도 슬그머니 덮고, 손전화는 내려놓고서 맨발로 숲길을 거닐고 바다랑 냇물에 몸을 맡겨야지 싶다. 풀꽃나무만 숲이 아니다. 사람도 숲이다. 스스로 숲인 줄 자꾸 잊으면서 쳇바퀴를 돌다가는 이내 고꾸라질 텐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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