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5.


《쓰고 달콤하게》

 문정민 글, 클북, 2019.12.17.



고흥군에서 여태 돌림앓이에 걸린 사람이 안 나온다고 하다가 갑작스레 군청·면사무소 벼슬꾼(공무원)이 한꺼번에 걸렸다고 한다. 이들이 어디에서 왜 어떻게 걸렸는가를 쉬쉬하면서 고을사람을 죄다 살핀다고 하는데, 이러면서 고흥 도양읍 노닥술집(유흥주점) 사람들은 모두 살펴야 한다고 하더라. 노닥술집하고 얽혀 걸린 사람이 수두룩하다는데, 언제 왜 누가 어떻게 어느 노닥술집에서 모였는지, 또 고흥하고 여수 사이에서 이 노닥술집 모임이 어떻게 얽히는지부터 밝힐 노릇이 아닐까. 벼슬꾼한테 불똥이 튈까 봐 이 불똥을 고을사람한테 돌리려는 꿍꿍이가 훤히 보인다. 《쓰고 달콤하게》를 읽다가 ‘놀다·노닥거리다’라는 두 낱말을 헤아려 본다. 우리는 누구나 잘 놀아야 한다. 일만 하면 안 된다. 놀아야 한다. 그러나 ‘놀이’가 아닌 ‘노닥질(노닥거리다)’은 아니다. 노닥거리는 짓으로는 몸을 풀지 못하고 삶을 가꾸지 못한다. ‘놀이’가 되어야 몸에 기운을 새로 끌어올릴 뿐 아니라 삶을 가꾸는 길이 된다. 가시내가 사내한테 술을 따라주는 노닥술집이며, 사내가 가시내한테 술을 따라주는 노닥술집을 제발 없애자. 돈으로 퍼마시는 짓이 아닌, 즐거이 잔치하는 놀이로 갈 노릇이다. 기쁘게 일하고 달콤하게 놀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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