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5.6.
오늘말. 재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마을을 먼저 다스리고, 마을을 다스리려면 집을 먼저 다스리라는 이웃나라 옛말이 있어요. 마땅합니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되고 싶은 숱한 사람들 삶자취를 들여다보면 이름·힘·돈으로 이 이름·힘·돈을 더 많이 크게 거머쥐려고 했더군요. 심부름꾼이어야 할 나라지기나 벼슬아치인데, 정작 이름을 내리지 못하고, 힘을 끊지 못하고, 돈을 내치지 못합니다. 혼자 잔뜩 거머쥐더라도 마음이 시들고 몸이 죽으면 덧없기 마련인데, 사랑이며 꿈이며 살림이며 놀이를 웃음빛으로 건사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 사람들이 아닌 그이 스스로 괴롭히거나 억누르는 셈이로구나 싶어요. 우리가 참길하고 벗어난 채 살아갈 적에는 남을 짓이기는 길이 아닌 우리 스스로 억누르는 길이에요. 모든 막질은 남을 다그치는 겉모습일 뿐, 속으로는 그들 스스로 밟거나 갉으면서 바보가 되는 모습이라고 느껴요. 스스로 깔보기에 이웃을 깔봅니다. 스스로 뭉개니 동무를 뭉개요. 스스로 사랑을 보고, 살림을 재고, 삶을 가누어야지 싶어요. 스스로 얼마나 밝은 빛인가를 헤아리지 않기에 그만 꾸중을 들을 막질에 갇혀 헤매는 나날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ㅅㄴㄹ
다스리다·다그치다·다루다·이끌다·끌다·끌어가다·가리다·가누다·가름하다·판가름·매기다·재다·따지다·살피다·보다·여기다·가다·헤아리다·내치다·자르다·끊다·내리다·내놓다·꾸짖다·꾸중·나무라다·호통 ← 판관(判官), 심판, 심판관, 레퍼리(referee)
괴롭히다·들볶다·시달리다·억누르다·짓누르다·짓밟다·짓뭉개다·짓이기다·괴롭힘질·들볶음질·억누름질·짓누름질·짓밟음질·막짓·막질·밟다·갉다·치다·뭉개다·깔보다 ← 인권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