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3.


《도시로올시다! 1》

 니시노모리 히로유키 글·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5.3.25.



이른아침부터 낮이고 저녁이고 면사무소에서 마을알림을 시끄럽게 한다. 왜 ‘시끄럽게’인가 하면, 벼슬꾼(공무원)은 으레 쩌렁쩌렁 울리는 말을 펴기만 할 뿐, 스스로 집집이나 마을을 안 돌거든. 사람이 워낙 많아서 어쩔 길이 없다면 모르되, 오늘날 시골에서는 부릉부릉 다니면 된다. 마을살림을 벼슬꾼 스스로 지켜보고서, 묻고 듣고 해야 하지 않을까. 고흥군청하고 도화면사무소 벼슬꾼이 돌림앓이에 잔뜩 걸렸다는데, 어떻게 한꺼번에 잔뜩 걸렸을까? 여태 아무도 안 걸리다가 말이지. 이런 수수께끼 아닌 수수께끼를 놓고 고을지기(군수·읍장)는 아무 말이 없고, 고을사람(군민)을 모조리 살펴야(전수조사) 한다고 하더라. 곰곰이 보면 벼슬꾼 스스로 뭘 잘못한 탓을 고을사람을 들볶는 길로 돌려서 두려움을 심으려는 짓 같다. 《도시로올시다! 1》를 읽고 뒷걸음을 내처 읽는다. 착하고 조용히 살고픈 사람을 들볶는 사납이를 ‘도시로’가 다스려 주면서 착하고 조용한 사람들 마음을 의젓이 북돋아 주는 줄거리를 익살스레 그렸다. 니시노모리 히로유키 님 그림꽃책은 이 익살을 바탕으로 삼기에 빛난다. 조금도 무겁게 가지 않는다. 그래, 이 나라·삶터·마을·배움터·글판 모든 곳에 크게 빠진 하나는 바로 ‘익살·웃음’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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