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5.2.


《물은 정말 대단해!》

 가코 사토시 글·스즈키 마모루 그림/송태욱 옮김, 비룡소, 2020.9.4.



이불을 빨자면 이레쯤 걸린다. 갓난쟁이를 돌볼 적에는 오줌이불을 이틀이나 사흘마다 빨았고, 기저귀를 떼고부터 ‘잦은 이불빨래’에서 벗어났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새 빨랫거리가 나온다. 자라는 몸에 맞추어 밥살림도 옷살림도 집살림도 달라지기 마련. 이제는 ‘어린이 옷’이 아닌 ‘어른 옷’하고 매한가지요, 하루라도 빨래가 밀리면 수북하다. 한봄까지 잘 쓴 작은아이 솜이불을 어제 빨래했다. 속솜은 해바라기를, 겉싸개는 복복 헹구어서. 저녁에 걷어서 이불칸에 넣었는데, 별이 돋을 즈음부터 비가 쏟아지더라. 해질녘까지 맑던 하늘은 까맣게 잊으라는 듯했다. 비가 들이붓고 나면 마당이며 마을이 깨끗하다. 큰고장도 이와 같을까? 《물은 정말 대단해!》는 우리 삶을 둘러싼 물을 다루기는 한데 못내 아쉽더라. 1950∼60년쯤에 이 그림책이 나왔으면 대단했겠으나, 2020년하고는 안 어울린다. 줄거리나 얼거리가 해묵었다. 이른바 ‘과학 그림책’에서 ‘양자물리학’을 바탕으로 삶을 읽는 눈매가 없다면 배움책(교과서)에 따라 이것저것 외우는 얼개가 되고 만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날개를 펴도록 틀을 짜고 이야기를 엮을 적에 비로소 글꽃(문학)도 밝꽃(과학)도 이 삶자리에서 눈부시게 피어나리라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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