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4.29. 좋은데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무엇이든 해서 나쁠 일은 없는 줄 날마다 새로 깨닫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해서 좋을까 하고 스스로 물으니 “그럼, 깨지든 엎어지든 자빠지든 다치든, 네 마음에 멍울이 지든 모두 너한테 이바지하는, 그러니까 좋은 일이란다.” 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이 말, ‘좋은데’를 곱씹으면서 참말로 무엇이든 좋을 만한가 하고 되묻는데 ‘안 좋을 수 없다’로 끝을 맺습니다.


  길을 헤매도 좋습니다. 돈을 잃어도 좋습니다. 짝이 떠나도 좋습니다. 일을 그르쳐도 좋습니다. 다짐을 못 지켜도 좋습니다. 아이가 꾸중해도 좋습니다. 시골에서 혼자 우리말꽃을 쓰는 길을 걷다가 툭하면 살림돈이 바닥났는데, 이런 살림길을 걸었어도 좋습니다. 길을 헤맸기에 낯선 곳에서 이웃마을을 새로 마주합니다. 돈을 잃었기에 한결 씩씩하게 일어섭니다. 짝이 떠나기에 그동안 스스로 얼마나 엉성했는가를 되새깁니다. 일을 그르쳤기에 무엇이 창피한 줄 배웁니다. 다짐을 못 지키니 스스로 얼마나 가볍고 모자란가를 헤아립니다. 아이가 꾸중하니 어른이란 사람은 어린이랑 손잡고 날마다 새로 배우고 철들려는 길인 줄 익힙니다.


  뭐 그렇습니다. 다 좋지요. 마산에 있는 헌책집에서 책을 새뜸종이에 싸서 주었습니다. 책을 새뜸으로 싸주는 손길이 반가워, 속엣것(책)만 빼서 새뜸종이를 고스란히 건사하기로 합니다. 펴낸곳이 사라지면서 더 팔 수 없는 책을, 찍는곳에서 고달프다며 두벌(2쇄)을 안 찍어 준 책을 쓰다듬다가, 그동안 일군 여러 가지 책이 널리 사랑받도록 다시금 마음을 기울이자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작은아이 솜이불을 햇볕에 말리고 겉싸개를 빨아서 이불칸에 모셨습니다. 이렇게 이불을 말리고 옷칸에 다 넣고서 함박비가 왔으니, 이 또한 좋은 일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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