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28.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 원했던 삶의 방식을 일궜는가?》

 조퇴계 엮음, 브로드컬리, 2018.2.15.



어제에 이어 읍내를 다시 다녀온다. 어제 한꺼번에 바깥일을 보면 좋았을 테지만,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기 마련. 우리 집 세 사람이 즐길 염소젖을 받으러, 또 마을고양이한테도 나눠 줄 이 염소젖을 받으러, 씩씩하게 등짐을 지고서 읍내로 갔고, 돌아오는 길에는 시골버스를 옆마을에서 내려 걷는다. 천천히 걷는다. 어깻죽지가 결린다. 등짐이 무거운 탓이 아니다. 광주·공주·대전·포항·구미·대구·진주를 빙그르르 돌고서 고흥으로 돌아온 나흘길에 묵은 졸음더미를 채 풀지 않고서 움직인 탓이다. 들길을 작은아이랑 걸으며 가늘게 숨을 고른다. 우리가 바라볼 파란하늘하고 푸른숲을 마음에 그린다. 집으로 돌아와서 짐을 풀고 드러누웠다.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을 이태쯤 묵혔다가 읽었는데, 이제 세 해가 안 된 살림을 짓는 젊은이한테 ‘바라던 삶길을 일궜는가?’ 하고 물어도 되나 아리송하다. 서른 해쯤 살아낸 사람한테만 이렇게 물어야 하지는 않다만, 아직 세 해가 안 된 새길을 스스로 나선 젊은이한테는 ‘즐겁게 오늘을 일구는가?’ 하고 물을 노릇이지 싶다. 서른 해나 쉰 해를 걸어가는 사람한테도 똑같다. 우리는 즐겁게 삶을 지으면서 노래하려고 이 별에서 저마다 다르게 오늘을 가꾸고 돌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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