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26.
《애니파라 2》
고츠보 류우지 글·그림/김완 옮김, 삼양출판사, 2010.10.21.
제비가 돌아온다. 반가운 아이들이다. 지난해에는 돌아오지 않은 제비가 올해에 늦봄을 앞두고 돌아오네. 이 아이들은 처마 밑에 집을 새로 지을까. 부디 새로 지으렴. 제비가 집을 얼마나 잘 짓는가를 보여주렴. 해마다 집을 살뜰히 짓고 꾸준히 손질해서 오래오래 살림꽃을 누리렴. 《애니파라》를 죽 읽어 보는데 어느 대목으로는 재미있게 그렸다고 하겠으나, 만화가 그리 만화스럽지 않게 붕뜨는구나 싶기도 하다. 만화라는 얼개로 펴는 생각날개일 텐데, 눈도 마음도 팔다리도 활짝 펴면 얼마나 시원스러울까. 모든 만화책이 누구한테나 재미나야 하지는 않을 텐데, 스스로 더 뻗어나가지 않는 만화를 만날 때마다 서운하다고 해야 할까, 아쉽다고 해야 할까, 애써 붓을 쥐고 종이에 이야기를 꽃피우려 했는데, 이 이야기가 해바람을 맞이하면서 살랑살랑 춤추지 못하는구나 싶다면, 그린이부터 스스로 느끼면서 삶이 재미없지 않을까. 이만큼만 그려도 그린이 스스로 재미있다고 할는지 모르나, 틀림없이 이 너머를 그릴 수 있고, 이 너머를 그리면 반짝거릴 만하겠지. 여러 참새가 처마 이곳저곳에 둥지를 튼 듯하다. 이쪽 처마 빈틈에도 저쪽 처마 빈틈에도 참새가 둘씩 짝지어서 우리 집을 빙 둘러싼다. 재미있게 사는구나.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