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5.1.

오늘말. 겨룸


누가 겨루자고 하면 “제가 지겠습니다” 하고 넙죽 절을 합니다. 너랑 나를 견줄 까닭이 없어요. 글을 겨루고 싶지 않고, 힘을 겨룰 까닭이 없습니다. 온나라가 겨룸판인데 아주 수수한 자리부터 가볍게 안 겨루고 선뜻 지면서 어깨동무를 하고 싶어요. 누구라도 해보면 됩니다. 모르면 묻고, 궁금하니 물어봅니다. 알쏭달쏭하지만 물음풀이를 스스로 해내면서 하나씩 익힙니다. 그렇다고 재거나 따지지는 말아요. 차근차근 보면서 삶을 헤아리면 좋겠습니다. 어느 놀이나 일이든 기꺼이 맛보면서 우리 삶에 흐르는 실마리를 알아보면 되어요. 살살 다가서요. 와락 달려들지는 마요. 슬그머니 다가가요. 왈칵 덤벼들지는 말아요. 누구나 가만히 할 수 있을 적에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라도 문득 하기에 넉넉히 잔치마당이 되는구나 싶습니다. 서툴다고 빼지만 말고 자전거를 몰아봐요. 두바퀴가 힘들면 네바퀴나 세바퀴를 타보아도 좋아요. 천천히 달리면서 마실을 하고, 느긋이 달리면서 집으로 옵니다. 무엇이든 돌고 다시 돌아서 우리한테 옵니다. 기쁘게 짓는 웃음도 이맛살을 찡그리는 골부름도 바람을 타고 온누리를 돌아서 우리한테 와요.


ㅅㄴㄹ


겨루다·겨루기·겨룸·글겨루기·글겨룸·겨룸마당·겨룸판·견주다·떠보다·재다·치르다·톺아보다·묻다·물어보다·물음풀이·해보다·보다·다루다·다뤄보다·몰아보다·대다·타보다·따져묻다·따지다·헤아리다·맛보다·알아보다·살펴보다·가만히·가볍다·넌지시·문득·살그머니·살며시·살살·살짝·슬그머니·슬며시·슬슬·슬쩍 ← 시험(試驗)


돌아오다·돌아가다·들어오다·오다·집으로·집으로 오다·집으로 가다·끝마치다·마치다 ← 하교(下校), 하굣길, 귀가, 귀갓길, 퇴근, 퇴근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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