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주부도 1
오노 코스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

'그래픽 노블'도 좋다고 본다만,

'만화를 만화답게 그리는 만화책'부터,

이 만화책 가운데

삶을 삶답게 따스히 그리는

재미난 이야기부터 곁에 두면서

우리 삶을 바라보는 새 눈빛을 가꾸면

더없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

.

"극주부도"는 열일곱 살부터 읽힐 만하지 싶습니다.

.

.

숲노래 만화책 2021.4.30.

만화책시렁 349


《극주부도 1》

 오노 코스케

 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20.8.25.



  누가 저한테 묻습니다. “무슨 일을 하나요?” “집살림을 합니다.” “네? 남자가 집안일?” “아이를 돌봅니다.” “네? 아이를? 아내 분은 뭘 하시고?” “곁님은 집에서 놉니다.” “논다고요? 돈을 안 벌고?” “돈을 버느라 아이들하고 놀 틈이 없는 집에서 아이들한테 돈으로 뭘 해주면 아이들이 기뻐할까요?” “아, 아니지요. 아이들은 같이 놀면 좋아해요.” “네, 곁님은 집에서 아이들이랑 잘 놀아요. 얼핏 돈을 안 버는 모습 같지만 가장 즐겁고 멋지게 돈을 버는 셈입니다.” 저는 ‘주부·가정주부’라는 한자말이 가시내만 집일을 해야 하는 듯이 몰아세우기에 무척 외곬이라고 느낍니다. 한자말을 손질한다기보다, 가시버시 누구나 즐겁게 보금자리를 가꾸는 길을 밝히도록 ‘살림꾼·살림님·살림지기’란 이름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극주부도 1》를 읽으면서 이 그림꽃책은 아직 아이들한테 읽히기 멀지만, 꽤 상큼하게 살림지기 이야기를 다루는구나 싶습니다. 주먹잡이 노릇을 하던 아저씨는 어느 날부터 주먹질을 끝내고 살림길로 접어들었다지요. 그동안 싸움판에서 칼을 썼다면 이제 부엌에서 칼을 씁니다. 여태 싸우느라 힘을 쏟았다면 이제 집안일에 힘을 쏟아요. 우리는 오늘 어디에 힘을 쓰나요? 삶? 돈? 사랑? 꿈?


ㅅㄴㄹ


“난 이미 손을 씻었다. 지금은 전업주부야. 난 내 방식대로 구역(가족)을 지키고 있어. 폭력으로는 소중한 걸 지키지 못해.” (41쪽)


“이 멍청이들! 다 큰 어른이 둘이나 있는데, 고작 트레이닝복 한 장에 양말 한 켤레랑 장갑? 노렸던 타깃도 못 사고, 이런 답답한 양반들을 봤나!” (54쪽)


“세일 매장은 전장이다. 주부(主夫)를 얕보면 곤란해.” (55쪽)


‘헉! 주부의 길과 야쿠자의 길은 이어져 있는 거야!’ “형님 뒤를 따르겠습니다. 형님, 저한테도 가르쳐 주세요!” “뭐를? DIY?” (11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