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4.26.

오늘말. 호로놈


참 생각없이 구는 놈이 있습니다. 이 고얀놈은 엉망입니다. 그야말로 엉터리인데, 생각이 짧더군요. 처음부터 멍텅구리였는지, 어떤 일로 마음을 다쳐서 몹쓸놈이 되었는지 아리송합니다만, 이 녀석은 언제나 괘씸하게 굴어 호로놈 소리를 들어요. 곰곰이 본다면, 생각없는 놈팡이를 헤아려서 돌봐야 할 일일 수 있어요. 보살피는 손길을 못 받은 채 살아와서 막놈이 되지는 않았을까요. 아끼는 눈빛을 못 누린 나머지 그만 호래아이로 크지 않았을까요. 우스운 일이기만 하지 않아요. 사랑을 못 보고 못 느끼면서 살아왔다면 철없는 짓을 웃기게 하더라도 둘레에서 말 한마디를 안 들려주었겠지요. 미운 아이한테 떡을 더 주는 뜻이 있습니다. 어쭙잖은 이한테 더 손길을 내미는 마음이 됩니다. 살며시 감쌉니다. 너그러우면서 포근하게 지켜봅니다. 아무리 막되어도 그이한테 막짓을 고스란히 돌려주기보다 어여쁘게 살피는 빛살을 참하게 흩뿌릴 수 있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매만지는 삶을 보여줍니다. 스스로 생각을 어루만지는 살림을 물려줍니다. 우리는 누구나 넉넉해요. 모자란 사람이란 없습니다. 곱게 눈뜨고 고이 일어나고 곱다시 이야기하면서 오늘을 맞이합니다.


ㅅㄴㄹ


호로놈·호래아이·막놈·몹쓸놈·망나니·생각없다·어줍다·어쭙잖다·못나다·못하다·바보·녀석·놈·놈팡이·고얀놈·썩을놈·엉망·엉터리·짧다·멍청이·막되다·괘씸하다·너무하다·우습다·웃기다·철없다·모자라다·머저리 ← 불효(不孝), 불효막심, 불효자, 불효녀, 불효자식


돌보다·보살피다·아끼다·사랑·어루만지다·매만지다·만지다·감싸다·너그럽다·넉넉하다·따스하다·포근하다·상냥하다·곱다·어여쁘다·아름답다·좋다·갸륵하다·참하다·참되다 ← 긍휼(矜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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