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길 2021.4.26.

살림꽃 5 그림



늘 바라보는 대로 그린다. 늘 바라보지 않는데 그릴 수 없다. 늘 살아가는 대로 그린다. 늘 살아가지 않으니 그리지 못한다. 늘 생각하는 대로 그린다. 늘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릴 길이 없다. 늘 사랑하는 대로 그린다. 좋기에 그리거나 안 좋기에 그리지 않는다. 스스로 늘 사랑하는 숨결을 고스란히 그린다. 무엇이든 그린다. 곁에 두기에 그리고, 보금자리를 이루기에 그리고, 이루고 싶어서 나아가는 길이니 그리고, 마음에 담다가 어느덧 사랑하니까 그린다. 아이가 무엇을 그림으로 담을 적에 아름답고 즐거우면서 사랑스러울까? 어른으로서 무엇을 곁에 두는 살림을 짓고 어떻게 보금자리를 꾸리면서 아이한테 어떤 삶빛을 보여주면서 물려줄 마음인가? 아이가 ‘하늬녘(서양) 돌얼굴(석고상)’을 뻔히 바라보면서 베끼도록 그림을 가르칠 셈인가, 아이 스스로 오늘 이곳에서 하루를 사랑하는 마음을 눈빛을 반짝이면서 신나게 그리고 품도록 손을 잡을 생각인가? 무엇을 읽고, 무엇을 읽으라고 건네는가? 무엇을 그리고, 무엇을 그리도록 속삭이는가? 다만 좋은 그림도 나쁜 그림도 없을 뿐이니, 오로지 사랑을 마음에 담아서 싱그럽고 슬기로우면서 즐겁게 생각을 품는 실마리요 징검돌이 될 빛을 그리도록 북돋우면 늘 넉넉하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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