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 거짓 사랑아 민음의 시 102
문정희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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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2021.4.24.

노래책시렁 184


《오라, 거짓 사랑아》

 문정희

 민음사

 2001.9.22.



  사랑에는 거짓이 없다고 느낍니다. 사랑은 오롯이 사랑입니다. ‘거짓 사랑’이 아닌 ‘거짓’이 있을 뿐이지 싶습니다. 거짓스럽게 굴면 사랑도 삶도 사람도 살림도 숲도 아닐 테지요. 이때에는 ‘척·체’입니다. 아는 척을 한다잖아요? 못 본 체를 한다지요? 숲인 척 꾸민대서 숲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인 척 꾸미기에 사람이 될까요? 숲으로 있어야 숲이고, 사람으로 살아야 사람입니다. 언제나 그저 사랑일 때라야만 사랑입니다. 사랑인 척 구는 모든 몸짓이나 말짓이라면 ‘거짓 사랑’이 아닌 오로지 ‘거짓’입니다. 《오라, 거짓 사랑아》는 노래님이 맞닥뜨리는 수수한 하루에서 글감을 길어올립니다. 아무렴, 누구나 스스로 노래하는 삶에서 스스로 노래하는 글을 얻어요. 바깥을 볼 일이 없습니다. 남을 구경할 일이 없습니다. 사랑이 아닌 거짓을 오라고 부를 까닭이 없고, 사랑이 아닌 거짓으로 속삭일 까닭조차 없어요. 저기가 아닌 여기를 봐요. 네가 아닌 나를 봐요. 놈이 아닌 나를 보고, 먼곳이 아닌 이곳을 봐요. 거짓 사랑도 참된 사랑도 아닌, 아무런 꾸밈말을 붙이지 않는 사랑을 가만히 봐요. 사랑을 바라보기에 사랑노래입니다. 사랑 아닌 거짓을 바라본다면 이때에는 늘 거짓노래가 될 뿐일 테지요.


ㅅㄴㄹ


여름 다 지나고 신선한 초가을날 /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 보라색 여름바지 하나 사 들고 돌아오며 / 벌서 차가운 후회가 바람처럼 숭숭 / 뼛속으로 스미어옴을 느낀다 (보라색 여름바지/22쪽)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 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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