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배움빛

숲집놀이터 254. 묻는 말



작은아이가 마당에서 딱정벌레를 찾아낸다. 틀림없이 갓 깨어난 아이로구나. 시골에서 태어나 골짝물 흐르는 소리에 포근히 잠들던 작은아이는 숱한 풀벌레에 딱정벌레에 잎벌레를 늘 가까이하던 아기로 살다가 어린이로 피어났다. “근데, 아버지, 얘 이름이 뭐예요?” 몇 해 앞서 이 딱정벌레 이름을 이웃님한테 여쭈어 알아냈는데 어느새 잊었다. 여름이 가까우면 밤마다 붕붕 힘차게 날며 모기그물에 ‘쿵!’ 소리를 내며 부딪히다가 바깥마루에 톡톡톡 떨어져서 구르던 반짝반짝 노란빛 아이. 네 이름이 뭐였더라. 갓 깨어났을까. 낮이라 힘들까.  토실한 딱정벌레를 모시잎에 앉혀서 가만히 바라본다. 딱정벌레랑 나는 눈이 마주친다. “넌 어떤 기쁜 꿈으로 이곳에 태어나서 우리 곁에 왔니?” 하고 묻는다. 마음으로 묻는다. 입으로 소리를 내지 않는다. 눈빛으로 물으며 눈빛으로 듣는다. ‘너 참 눈빛이 밝구나. 후박나무 곁에 놓을 테니 이제부터 신나게 놀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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