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길 2021.4.21.
살림꽃 4 걸레
손이며 몸을 닦는 천으로 쓰다가 낡으면 걸레로 삼는다. 바닥을 훔치고 먼지를 닦는 걸레로 삼다가 구멍이 숭숭 뚫리고 낡으면 자전거에 기름을 발라서 닦거나 마당 언저리를 치울 적에 쓴다. 마당 언저리를 치울 적에 쓰다가 매우 너덜거리면 끈으로 삼아서 알맞춤한 곳을 살펴서 묶어 준다. 어느 곳을 동여매거나 해가림을 하는 몫으로 삼노라면 어느새 흙으로 돌아갈 때를 맞이한다. 곁에서 살뜰히 다루는 살림살이라면 아무 천이나 값싸게 들이지 않는다. 늘 손으로 만지는 살림이니 제값을 치러서 제대로 쓴다. 밥그릇뿐 아니라 빗자루에 걸레를 아이들도 쥔다. 수세미랑 빨래가루나 설거지비누를 아이들도 만진다. 아무것이나 써도 될까? 우리 집에서는 몸이나 손을 닦는 천이건 버선(양말)이건 이불이건 처음 장만한 뒤에는 하루나 이틀쯤 볕에 말린다. 먼저 볕바라기에 바람바라기를 시키고서 물에 담그고 빨래를 한벌 하지. 이다음에 볕바람을 듬뿍 먹이고서야 몸에 댄다. 한두 해 입을 옷이 아닌 스무 해나 서른 해쯤 입다가 걸레로 삼고, 걸레를 지나 끈으로 삼기도 하는 살림이라면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살펴서 쓸 노릇일까? 아이들은 아직 걸레를 빨아서 물을 알맞게 짜지는 못하지만, 마루를 닦는 걸레질놀이는 신난다. 놀면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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