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4.20.

숨은책 521


《샘이깊은물》 94호

 설호정 엮음

 뿌리깊은나무

 1992.8.1.



  2001∼2003년에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으로 일할 적입니다. ‘뿌리깊은나무·샘이깊은물’을 잇던 붓잡이 설호정 님을 만나기 앞서 《샘이깊은물》을 되읽었습니다. 1992년 8월치 〈이 인물의 대답〉을 보면 설호정·김종철 두 분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녹색평론》의 이념을 선생님은 삶에서 어느 정도 실천하세요?” “대부분 못하죠. 그러니까 《녹색평론》은 제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실천하시는지.” “가급적이면 외식 안 하려고 하고.” “보신주의라고 하는 거 아니에요?” “보신주의 나쁠 거 없어요. 나한테 좋은 게 지구한테도 좋은 거예요. 또 고기 안 먹고. 제 생활은 간단하게 단순하게 살고. 여행을 잘 안 하고. 거의 안 합니다. 도시를 벗어나지 않고. 집하고 여기하고 학교하고밖에 왔다갔다 안 하고. 또 식구한테 빨래 자주 하지 말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빨리 해결해야 되는 과제가 아파트로부터 나와야 하는 일입니다.” “선생님 가족들이 공감하세요?” “내년이면 애들이 다 우리를 벗어납니다. 대학을 가니까.” “서울로 간단 말이죠?” 《녹색평론》 김종철 님은 대구를 안 버리겠다고 했지만, 설호정 님이 따진 말처럼 2009년에 서울로 갔지요. 글은 스스로 하는 삶만 쓸 노릇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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