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15.


《서점 숲의 아카리 1》

 이소야 유키 글·그림/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0.2.25.



가만히 있으면 둘레에서 숱한 이웃이 찾아들어 마음으로 속삭인다. 바삐 몰아치면 둘레에서 이웃이 찾아올 겨를이 없을 뿐더러, 여러 이웃이 들려주는 마음소리를 못 듣는다. 잠자리에 들 즈음 사극사극 사그락사그락 소리를 듣는다. 지네일까 싶으나 아닌 듯하고, 그저 눕자고 여기며 눈을 감으니 어느새 허벅지를 타고 기어다닌다. “넌 누구니?” 이불을 걷어서 바라보니 까만 거미이다. 까만 거미를 손으로 옮겨서 바라본다. “무슨 일이야?” “여기가 따뜻해서.” “그러니? 그러나 이불로 파고들다가는 네가 내 몸에 깔릴 수 있어.” “…….” “이제 봄이고 우리 집은 더 안 추우니 다른 곳으로 가렴.” 낮에 다시 읽은 《서점 숲의 아카리 1》를 생각한다. 2010년부터 한창 우리말로 나올 무렵 이 그림꽃책을 ‘책을 좋아하는 이웃’한테 얘기하면서 사읽어 보시라고 했으나 막상 사읽은 분은 거의 없었지 싶다. “왜 만화책을 읽으라 하셔요?” “글만 있어야 책일까요?” “그렇지는 않지만.” “만화로 엮은 책은 글책보다 얕다고 여기지 않나요? 만화라면 나쁘다고 여기지 않는가요?” “그렇지는 않은데, 만화는 좀 그렇잖아요?” “아름다운 책이면 동시책도 동화책도 만화책도 그림책도 사진책도 글책도 그저 아름다울 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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