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책 2021.4.19.

노래책시렁 162


《가장 가까이 있는 말로·흙에 도달하는 것들》

 이은경·정나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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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3.29.



  어느 분이 우리나라는 ‘도움돈(보조금) 나라’라고 말하더군요. 툭하면 이곳저곳에 도움돈을 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 말이 알쏭했으나 어느새 하나둘 깨닫습니다. 전기자동차를 사는 사람한테, 무슨무슨 자동차를 장만하는 사람한테, 숱한 열린배움터(대학교)에, 온갖 글꽃모임(문학단체)에, 또 이곳저곳에 끝없이 도움돈이 들어가더군요. ‘전기자동차·경차’가 우리 터전을 깨끗하게 하도록 이바지한다면, 자동차를 안 몰고 걸어다니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훨씬 깨끗하게 할 테니 그야말로 도움돈을 받을 노릇이지 싶어요. 배움길(학문)과 아름길(예술)이 빛나도록 도움돈을 주듯, 보금자리에서 살림을 짓는 수수한 사람한테 도움돈을 줄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말로·흙에 도달하는 것들》은 두 사람이 함께 쓴 노래책입니다. 가까이 흐르는 삶말로 노래합니다. 흙을 만지는 손길은 살림말이 되어 노래로 꽃이 핍니다. 삶을 바라지하면서 사랑이 자라고, 사랑을 이바지하면서 삶이 커요. 바로 여기에서 노래가 흐릅니다. 돈이 아닌 살림을 헤아리는 손길이기에 노래를 짓고 나눕니다. 겉치레 아닌 속살림을 꿈꾸는 눈길이기에 노래를 쓰고 펴요. 앞으로 도움돈은 사라지고 살림돈을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비가 오고 / 날이 흐리다 / 빛이 뜨겁다 // 생각은 아무런 힘이 없고 / 저 혼자 멀리까지 간다 // 눈이 오고 / 비가 흐리다 // 말들은 아무런 힘이 없고 / 저 혼자 멀리까지 간다 (오래 지속될 바깥/15쪽)


가까이 있는 말로 / 가까이 있는 말로 나를 달랜다 / 어떤 빛도 견디기 힘들 때 / 환하고 푸른, 누와라 엘리야에서 (누와라 엘리야의 잠자는 숲 속의 공주/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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