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4.18.

오늘말. 누구라도


누구라도 하면 됩니다. 누구나 할 만합니다. 하던 사람만 해야 하지 않아요. 누구든지 첫길을 열면 되어요. 하다 보면 곧잘 하기 마련입니다. 자주 하지 않으니 낯설어요. 여느 자리에서 언제나 하노라면 어느새 즐길 수 있고, 밭돌이나 밭순이가 된다든지, 뜨개질이 몸에 배거나 살림살이를 널리 누리면서 새삼스럽고도 정갈히 하루를 짓기 마련입니다. 걸핏하면 달아난다지요. 툭하면 내빼고요. 꼬박꼬박 하기보다는 노상 손을 빼다 보면 으레 멀어지고, 자꾸 멀어질수록 삶으로 젖어들지 못합니다. 언제나 첫걸음부터입니다. 빈자리를 채우려 하기보다는 맑게 마음을 틔워서 살림둥이가 되어 봐요. 억지로 물드는 길이 아닌, 기쁘게 익혀서 삶으로 녹이기로 해요. 엄마젖을 물던 아기가 수저를 쥐고서 스스로 떠먹다가, 어느덧 손수 밥살림을 챙기는 듬직한 살림을 꾸립니다. 처음에는 낯설 만하지만, 첫차림을 활짝 열면 이제부터 그냥그냥 잘하는 우리 모습을 느낄 만해요. 할 일을 수북하게 쌓지 말고 차근차근 풀어 갑니다. 셀 길이 없도록 넘치는 일을 맡지 말고 천천히 다스립니다. 늘 피어나면서 부는 바람처럼 늘 깨어나면서 눈뜨는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곧잘·으레·일쑤·잦다·자주·널리·잔뜩·흔하다·여느·널리다·셀 길 없다·수두룩하다·수북하다·숱하다·심심찮다·자꾸·걸핏하면·툭하면·그냥·꼬박꼬박·잇달다·늘·노상·언제나·누구나·누구든지·누구라도·-쟁이·-꾸러기·-둥이·-꾼·-순이·-돌이·즐기다·좋다·물들다·젖다·스미다·배다·버릇·굳다·살다·삶·살림 ← 상례(常例), 상례화


깨끗하다·맑다·정갈하다·낯설다·없다·비다·빈자리·빈틈·처음·첫걸음·첫벌·첫것·첫길·첫발·첫천·첫아이·첫차림·첫터 ← 처녀지, 처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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