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4.11.

오늘말. 곰팡틀


‘나’가 아닌 ‘나라’가 있어야 할 까닭이 아리송합니다. 누가 임금이 되어서 다스리는 나라가 아닌, 누구를 꼭두로 세워서 이끌도록 할 터가 아닌, 저마다 다른 ‘나’가 스스로 보금자리를 일구고 즐거이 살아가며 이웃이랑 어깨동무를 하는 마을이면 넉넉하리라 생각해요. 임금이 서고 벼슬아치가 생기니 자꾸자꾸 고린내 풀풀 나는 구린짓이 불거집니다. ‘나’가 아닌 ‘나라’를 앞세우기에 언제나 애먼 곳에 목돈을 쏟아붓지요. 이웃나라를 때려부수는 싸움연모를 왜 지어야 할까요? 사람을 때려잡는 주먹다짐을 왜 익혀야 할까요? 곰팡내가 나는 낡은 틀은 이제 모조리 녹여야지 싶어요. 너덜너덜한 굴레는 치우고, 너절한 벼슬은 몰아내고, 추레한 뒷짓을 물리쳐야지 싶습니다. 손수 밭을 일구는 손길이라면 섣불리 찻길을 늘리거나 잿빛집을 올리려 하지 않습니다. 숨막히는 나라가 된다면 옆나라에서 먼지바람이 안 불어도 이곳 스스로 무너져요. 케케묵은 껍데기를 벗어요. 바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옷을 치워요. 졸리지 않나요? 지겹지 않나요? 뻔하지 않나요? 우리는 이제 ‘나라사랑’이 아닌 ‘나사랑’으로, 참빛을 바라보는 숲길을 갈 노릇이에요.


ㅅㄴㄹ


임금나라·임금틀·꼭두틀·고리다·고린내·고리타분하다·구리다·구린내·구린짓·구닥다리·굴레·종굴레·종살이·곰팡·곰팡이·곰팡내·곰팡틀·낡다·낡은것·낡은길·낡은버릇·낡은넋·낡은물·낡은틀·너덜너덜·닳다·너절하다·너저분하다·추레하다·후줄근하다·구지레하다·따분하다·보나 마나·뻔하다·재미없다·졸때기·졸리다·지겹다·보잘것없다·어이없다·좀스럽다·터무니없다·하찮다·하잘것없다·숨막히다·틀박이·판박이·하품·묵다·해묵다·케케묵다·예스럽다·옛틀·오래되다·투박하다·바보·바보스럽다·바보짓·우습다·우스꽝스럽다·웃기다 ← 봉건, 봉건적, 봉건주의, 봉건질서, 봉건사회, 봉건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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