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종노릇


여기에서 보면 앞인데, 저기에서 보면 뒤입니다. 빙그르르 돌아가는 결을 살피면 앞뒤나 위아래가 따로 없어요. 더 있기에 높지 않고, 덜 있기에 낮지 않아요. 손에 쥔 크기를 따져서 굴레를 씌운다든지 높낮이를 가르려 한다면 틀이 섭니다. 자리에 따라 사람을 가르다 보면 어느새 종굴레로 갇혀요. 크기에 맞춰 사람을 나누면 어느덧 종수렁에 빠집니다. 아이는 아이요 어른은 어른입니다. 어느 쪽이 높지 않아요. 어른이 아이를 낳으나, 아이가 자랐기에 어른입니다. 우리는 어떤 숨결로 피어난 사람일까요? 우리 곁에는 누가 함께 살아갈까요? 이쪽만 보지 말고 저쪽도 봐요. 한쪽만 생각하지 말고 모든 곳을 두루 보기로 해요. 한켠에 빠지기에 한통속이 되고 맙니다. 때로는 기댈 수 있고, 때때로 돌보거나 북돋운다면, 서로 듬직하면서 좋은사이가 될 테지요. 우리한테는 우리 쪽이지만, 저곳에서는 저쪽이에요. 나랑 네가 다르기에 옆사람이면서, 가까이에서 지키는 곁지기가 됩니다. 한짝만 꿴 신으로도 걷는다지만, 왼짝 오른짝을 갖춘다면, 왼발 오른발 함께 나아간다면, 너랑 나랑 가르기보다 손을 잡고 노래하는 길로 가면, 이 별에 종노릇은 사라집니다.


ㅅㄴㄹ


앞뒤·위아래·굴레·높낮이·높이·틀·틀거리·자리·크기·힘판·힘자리·종굴레·종노릇·종살림·종살이·종수렁·아이어른·어른아이 ← 상하(上下), 상하관계, 주종(主從), 주종관계, 갑을, 갑을관계


우리·우리네·우리들·우리 쪽·이쪽·이켠·이곳·저희·한짝·한켠·한쪽·한통·한통속·기대다·지키다·돌보다·북돋우다·든든하다·듬직하다·믿음직하다·좋은사이·곁지기·옆사람 ← 아군(我軍), 우군(友軍), 원군, 지원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