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31.


《극주부도 2》

 오노 코스케/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20.8.25.



내가 지은 밥을 아이들이 먹고, 아이들이 차린 밥을 내가 먹는다. 내가 빨래한 옷을 아이들이 입고, 아이들이 쓸고 치운 자리에서 느긋하게 쉰다. 내가 편 이부자리에 아이들이 누워서 꿈꾸고, 아이들이 편 이부자리에서 내가 누워 잠든다. 어느덧 아이들은 야무진 살림순이에 살림돌이가 된다. 나는 아이들 곁에서 같이 살림을 하고 소꿉을 노는 어른으로 지낸다. 《극주부도 2》을 읽고 석걸음째 접어들면서 집안일을 새삼스레 생각한다. 집을 돌보면서 살림을 하는 사람은 따로 힘살을 키우는 일(운동)을 안 하더라도 몸이 야무지거나 단단하기 마련이다. 힘살을 키우는 일에 땀을 쏟는 이들은 집안일이나 집살림을 제대로 못하기 일쑤이다. 왜 두 갈래는 엇나갈까? 두 갈래는 하나이지 않을까? 쇳덩이나 돌덩이를 들었다가 내려야 힘살이 붙을까? 비질에 걸레질에 설거지를 하고, 아기를 안고 업고 달래면서 같이 놀 적에도 힘살이 붙지 않는가? 아이를 자전거에 태워 함께 바람을 쐬노라면, 아이를 이끌고 저잣마실을 다녀오며 짐을 짊어지노라면, 팔다리에 등허리는 저절로 튼튼하지 않을까? ‘힘살 키우기(운동·스포츠)’가 나쁘다고는 여기지 않다만, 힘살은 키우되 살림을 안 한다면, 이때에는 바보스럽다고 느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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